[기고] 한국은행도 기업 밸류업 제고에 동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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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의 호황과 기업 체질 개선에는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역할이 컸다.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여파로 일본은 거품경제가 붕괴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정리와 과다 보유 주식 처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급기야 일본은행은 2002년 9월 금융 시스템 안정을 목적으로 금융기관이 보유한 주식부터 매입하기 시작했다. 주식 매입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했지만 일본은행법 제43조 제1호 단서에 따라 일본은행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경우 정부의 인가를 받으면 가능했다.

이에 더해 일본은행은 2010년에는 포괄적 금융 완화 정책에 따라 자산 매입 기금을 창설하였고 우량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를 지속적으로 매입해 나갔다. 2023년 말 ETF 매입 잔액은 37.2조엔(시가 74.5조엔)이나 된다. 이 중 설비, 인재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 관련 ETF도 1.5조엔에 이른다. 보유 규모가 국내 ETF 시장의 절반 이상이고 상장 시가총액의 7%에 육박할 정도로 커져 증시에서 일본은행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변동성에 따른 재무 악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기업의 수익성과 지배 구조가 우수한 기업들로 구성된 ETF를 적극 활용하여 기업 가치 제고와 주가 상승에 기여하면서 이를 통해 본연의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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