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5월 16일 ‘대세론’을 경계하며 한 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승리는 당연하고 몇 %포인트 차이로 이기느냐 싸움’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오자 끝까지 몸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한 것.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처음 쓴 것으로 알려진 이 말은 선거철마다 낙관론에 빠진 정당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자주 소환됐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첫 평가대가 될 6·3 지방선거를 석 달여 앞둔 민주당의 고개는 좀처럼 숙여지지 않고 있다. 당 내에선 이미 승리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고, 얼마나 크게 이기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대구 경북 제주를 제외한 14곳에서 이겼던 2018년 지선보다 더 큰 승리를 거둘 거란 낙관론이 벌써 파다하다. ‘골프와 선거’ 격언을 처음 만든 박 의원조차도 23일 “대구도 우리가 먹는다”며 압승을 자신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의 눈은 6월 지선이 아닌 8월 전당대회로 벌써 쏠려 있다. 8월에 뽑는 임기 2년의 새 대표는 이재명 정부 중반에 치러질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2030년 대선에서 유력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자리다. 이 대통령의 당 대표 잔여 임기인 1년을 채운 정청래 대표의 연임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에 이어 27일 복당한 송영길 전 대표, 합당을 전제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도전설까지 제기되고 있다.이러한 분위기를 명징하게 보여준 사례가 바로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공취모)이다. 반청(반정청래) 성향의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주도한 이 모임에는 한때 민주당 현역 의원의 65%(162명 중 105명)가 참여했다. 이들은 “계파 모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8월 전당대회를 바라보고 일부 의원들이 특정 주자를 밀기 위한 세 결집에 나선 거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정 대표가 공소 취소를 다루는 공식 기구를 따로 만들었지만 공취모는 해산하지 않기로 했다. 이를 두고 “다른 목적이 있다는 걸 입증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의원들이 벌써 8월을 바라보며 권력투쟁에 빠져 있다 보니 지지층도 편 갈라 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을 보고 당에 새로 유입된 지지층인 ‘뉴이재명’과 기존 주류였던 친노무현-친문재인 세력의 주류 다툼에 친여 성향 유튜버들이 가세하며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 이 대통령이 한때 직접 이장을 맡았었던 팬카페 ‘재명이네마을’은 최근 정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을 회원에서 강제 탈퇴시켰다. 이에 정 대표가 ‘민심의 척도’라고 했던 딴지일보에서는 뉴이재명에 대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멸칭인 “뉴수박”이란 비판이 쏟아졌다.
집권여당이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좌우할 첫 전국단위 선거를 코앞에 두고도 그 이후의 권력투쟁에 매몰되는 오만에 빠질 수 있는 이유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60%를 상회하는 가운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워낙 지리멸렬해 좀처럼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다이내믹 코리아’에선 지선까지 남은 석 달여 동안 언제 무슨 일이 갑작스레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이 대통령 말대로, 골프와 선거는 고개를 쳐들면 진다.조동주 정치부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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