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여성에게 필요한 ‘무지개 식단’[정세연의 음식처방]

4 hours ago 1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갱년기는 단순히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시기가 아니다. 몸의 순환과 회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시기이기도 하다. 쉽게 피로해지고 잠이 얕아지며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고 호소하는 여성이 많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식품을 찾기보다 매일 먹는 식탁을 먼저 살펴보라고 권한다.

갱년기 식단의 기본은 다양한 색깔의 채소다. 나는 이를 ‘무지개 식단’이라고 부른다.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보라색 채소에는 서로 다른 파이토케미컬이 들어 있다. 보라색 채소에 풍부한 안토시아닌, 포도 등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 같은 성분은 세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한 가지 채소를 많이 먹기보다 여러 색깔의 채소를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아침 식사는 특히 중요하다. 채소찜 한 접시와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시작하는 식사는 장내 미생물을 깨우고 하루의 대사 리듬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식이섬유와 저항성 전분은 대장에서 발효돼 단쇄지방산을 만들고, 이는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반대로 공복이 길어진 상태에서 빵이나 단 음식을 먼저 먹으면 이후 식사에도 영향을 준다.

갱년기 여성에게 추천하는 채소 가운데 하나는 상추다. 갱년기에는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얼굴로 열이 오르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상추는 몸의 열을 식히는 데 도움을 주는 채소로 알려져 있다. 상추를 고른다면 청상추보다 적상추를 권한다.

양배추는 위장이 예민한 사람에게 권하는 대표적인 채소다. 양배추에 들어 있는 메틸메티오닌은 위 점막과 식도 점막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갑상샘 질환이 있다면 생으로 많이 먹기보다 살짝 쪄서 먹는 것이 좋다. 깻잎도 빼놓을 수 없다. 칼슘이 풍부해 뼈 건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향 성분인 페릴알데히드가 위장 운동을 돕는다. 브로콜리는 설포라판이 풍부하고, 오이는 입 마름이나 건조감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당근도 좋은 선택이다. 당근의 주황색 색소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된다. 눈이 쉽게 피로하거나 건조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지 역시 보라색 색소 성분인 나수닌을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 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채소만큼 중요한 것이 콩과 두부, 달걀, 견과류다. 이러한 식품에는 세포 재생에 필요한 인지질이 들어 있다. 특히 콩과 같은 씨앗류는 노폐물 배출과 해독을 통해 세포가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좋은 지방도 필요하다. 신선한 견과류와 들기름,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는 세포막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과도한 설탕과 튀김류, 정제 식용유는 줄이는 것이 좋다.

갱년기 건강은 특별한 음식 하나가 결정하지 않는다.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콩, 견과류, 좋은 지방을 꾸준히 섭취하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오늘 장을 볼 때 채소 코너부터 천천히 둘러보길 권한다. 건강한 변화는 의외로 채소 한 바구니에서 시작될 수 있다. 매일 먹는 한 끼가 몸의 순환과 회복력을 만드는 가장 좋은 처방이 될 수 있다.

정세연 한의학 박사는 음식으로 치료하는 ‘식치합시다 정세연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유튜브 ‘정세연의 라이프연구소 채널’을 통해 각종 음식의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6월 기준 채널 구독자 수는 약 111만 명이다.

※정세연 원장의 ‘50대 여자 한의사가 갱년기에 꼭 사 먹는 4가지 음식’(https://www.youtube.com/watch?v=LOPOtL_XN-A)

정세연 ‘식치합시다 한의원’ 원장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