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글로벌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번 주에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의 ‘골든’이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랐다. 춤과 노래, 서사와 세계관, 팬덤 참여가 상승작용을 일으켜 보고 듣는 것을 넘어 함께 만드는 경험으로 확장됐다. 이 성공이 다시 증명한 것은 한 천재의 재능보다 시스템의 힘이다. 발굴, 훈련, 무대, 팬덤으로 이어지는 상승 시스템을 만든 K팝 세계의 설계 능력.
같은 시기 KBS의 한 다큐는 ‘의대 한국, 공대 중국’이라는 대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극심한 인재 편향을 거울처럼 비췄다. 국내 대학과 연구소의 급여·연구비·인사 시스템이 선진국에 뒤처진다는 탄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한이 견고한 수입, 분명한 자격, 실패의 낮은 비용을 대표하는 의사직에 비해 이공계의 경우 성공은 소수의 대박으로 묘사되고 실패는 이력서에 흉터로 남는다. 그래서 부모와 학생에게 의대는 최상의 답이다. 특히 외환 위기를 집단적으로 기억하는 부모 세대에게 의사의 안정성과 인정 충족은 자식의 미래에 대한 합리적 강요이기도 하다. 탐욕이라 부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