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트럼프 대응법

1 month ago 3

“아쉽지만 트럼프 입장에서는 한국에 협상 대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이 쉽지 않습니다.”

최근 만난 미국 정치 전문가의 말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외교 핫라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경제단체, 기업이 '원팀'으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각 주체별 '각자도생' 전략도 동시에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전처럼 정부에 기대 온전한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취임 이후 국제 정세 변화가 빠르게 휘몰아치고 있다. 우려했던 관세폭탄 리스크가 가시화됐다.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의 기술 패권 경쟁에, 중국의 첨단기술 굴기까지 헤쳐나가야 하는 복합 리스크에 직면했다.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불투명성'은 역대급 수준으로 치솟았다.

우리 기업은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 원가 절감과 생산전략 재편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물밑 접촉과 개별 협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같은 기조에서 사실상 대표 협상자가 부재한 국내 정치 상황은 아쉽다. 정부가 부처별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여전히 수세다. 기업의 리스크 최소화 전략에 기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짙다.

기업과 정부가 단단한 원팀이 돼 뭉치는 수밖에 없다. 국회도 힘을 보태야 한다. 3인 4각 달리기로 대응해 한국의 경제시스템 정상화를 직접 보여줘야 할 것이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적용 예외를 인정받은 배경에는 우리 정부와 기업의 밀접한 정보 교류와 대응이 큰 몫을 했다고 한다. 전례없는 통상 위기다. 전략을 짜고 과거 성공경험을 되살려 성과가 있는 결과를 반드시 도출해야 할 것이다.

배옥진배옥진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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