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로봇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의사의 손떨림을 줄이고, 좁은 수술 시야를 넓혀주는 보조 도구에 가까웠다. 이제는 수술을 주도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직접 피부를 절개하고, 뼈를 자르며, 혈관에 카테터를 넣는다. 수술 과정에서 나온 데이터를 기록하고 학습까지 한다. 머지않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단계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의료용 로봇 혁신의 서막이 오른 것은 2000년이다.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복강경 수술 로봇 ‘다빈치(da Vinci)’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때다. 이후 로봇 수술은 전립선암, 신장암, 자궁암, 대장암 등 여러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한국과 미국 주요 대학 병원은 전립선암과 신장암 수술의 80~90%를 로봇으로 한다. 인튜이티브서지컬에 따르면 다빈치는 2024년 기준 한국에서 8분 15초마다 새로운 수술에 참여했다.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런 흐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수술의 어느 단계에서 시간이 지연됐는지, 기구를 어떻게 움직이는 게 효율적이었는지, 조직에 가해진 힘이 어느 정도일 때 원하는 처치가 잘됐는지를 의료용 로봇이 학습해 내재화하고 있다. 수많은 숙련의의 경험을 학습한 로봇의 이용은 서비스 질을 상향 평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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