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충격 후 6년 8개월 만에 두 번째 충격이, 그로부터 2년 1개월 만에 세 번째 충격이 찾아왔다. 모든 것이 가속도를 내는 이 시대에서 다음 충격은 올해 안에 나타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음 나타날 변화는 무엇일까? 그 첫 번째 징후는 AI 발전을 제약하던 규제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미국이 AI 기술을 지배하던 구조가 깨졌다. AI 규제의 선봉장이었던 유럽연합(EU)은 기술 개발로 방향을 바꿨고, 자금력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은 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제 AI 기술 개발을 규제로 묶으려는 시대는 끝났다. 모든 국가가 모든 분야에서, 그리고 모든 방향에서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
두 번째 변화는 AI가 인간과 더욱 가까워지는 현상이다. 2, 3년 안에 인간 지능에 가까운 범용인공지능(AGI)의 출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AGI는 AI 하드웨어의 발전을 넘어, 인간 내면의 섬세한 감정을 이해하는 인문학적 통찰과 미묘한 인간관계에 대한 사회과학적 관찰에 의해 발전할 것이다. AGI에서는 한국이나 다른 국가의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기반으로 한 미국의 초대형 AI 기업에 반드시 밀리는 것은 아닐 수 있다.세 번째 변화는 AI 덕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응용 분야에서 나타날 것이다. 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 막대한 자산을 축적한 기업인들이 독점하던 우주 산업은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이 시장에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이 참여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나이를 거슬러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서는 바이오 산업,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에너지 산업에서도 새 기회가 열릴 것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을 창업하고 중국의 마윈은 알리바바를 세우며 글로벌 IT 시장에 등장했다. 두 창업자를 중심으로 미중이 주도한 닷컴 붐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당시 한국에서도 많은 젊은이가 은행이나 증권사, 컨설팅 회사를 떠나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그중 대부분은 실패했지만 살아남은 네이버, 카카오 등은 지금 한국 IT 산업을 이끌고 있다.
현재의 상황은 25년 전 닷컴 붐과 유사하다. 미국의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그에게 도전장을 낸 중국의 량원평 딥시크 CEO 모두 1985년생이다. 한국에도 2000년대 닷컴 붐과 같은 격변의 시기가 2025년 오늘 ‘AI 창업 붐’이라는 모습으로 다시 찾아왔다. 이 판에 일찍 뛰어들고 발 빠르게 움직이는 창업자들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다. 창업의 성공은 방향보다는 타이밍과 속도에 달려 있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조동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석좌교수·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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