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되면 짐 싸세요'…베테랑 타자들이 사라진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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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사이 뚝 떨어진 베테랑 타자 성적…구속 혁명 여파

거꾸로 가는 KBO리그…최형우·최정 등 노련한 타자들 득세

이미지 확대 MLB의 대표적인 베테랑 야수 놀런 에러나도

MLB의 대표적인 베테랑 야수 놀런 에러나도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리그를 주름잡는 만 35세 이상 베테랑 타자들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2026시즌이 3분의 1가량 진행된 10일(한국시간) 현재, 35세 이상 타자들이 기록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5.6에 그치고 있다.

AP통신은 "35세 이상 타자들의 WAR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라며 "특히 2003년에는 35세 이상 타자들의 WAR 총합이 71.3에 달했다"고 전했다.

당시 MLB는 '홈런왕' 배리 본즈를 비롯해 뛰어난 성적을 거둔 베테랑 타자들이 즐비했다.

AP통신은 리그 전반의 구속 상승이 베테랑 타자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2009년 MLB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92마일(약 148㎞)에 미치지 못했고, 평균 96마일(154㎞)을 던지는 선발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며 "그러나 올 시즌 리그 평균 구속은 94마일(151㎞)을 넘어섰고, 평균 구속 96마일 이상의 선발 투수는 18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통산 10차례 골드글러브를 받은 베테랑 내야수 놀런 에러나도(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나이가 들수록 강속구, 특히 몸쪽 빠른 공을 상대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이제는 20대 때와 달리 몸 곳곳이 아프다.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 통증을 느끼는데, 경기 준비를 위해 예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실내 훈련에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에 대한 대우도 달라졌다.

AP통신은 "최근 MLB 구단들은 젊은 선수들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하는 데 적극적이지만, 베테랑 선수들에겐 과거처럼 대형 계약을 제안하는 사례가 드물다"며 "예전엔 경험이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으나 지금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냉정하게 선수 가치를 평가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세 차례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고 통산 190홈런을 친 크리스천 워커(35)는 2024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기간 3년, 총액 6천만 달러(약 914억원)에 계약하는 데 그쳤다.

베테랑 선수들은 대형 계약을 기대하는 것보다 '생존'에 초점을 맞춘다.

워커는 주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신체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비타민 복용 등을 한다.

데이브 로버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감독은 "베테랑 타자들이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면 버티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성공하기 위해선 나이에 맞게 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MLB처럼 구속이 눈에 띄게 상승하지 않은 KBO리그에서는 여전히 많은 베테랑 타자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KBO리그 역대 최고령 타자인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42)는 올 시즌 타율 0.320을 기록해 이부문 8위를 달린다.

SSG 랜더스 간판 최정(39) 역시 시즌 초반 부상 여파를 이겨내고 타율 15위(0.294), 홈런 3위(14개), OPS(출루율+장타율) 2위(1.003)를 기록 중이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39)는 6월 이후 7경기에서 타율 0.429로 맹활약 중이고 kt wiz 김현수(38)는 9일 삼성전에서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역대 3번째 개인 통산 2천600안타 금자탑을 쌓았다.

김현수는 9일 경기 후 "최근 리그에 인위적인 세대교체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 선수들은 끝까지 치열하게 싸울 것"이라며 "후배들도 그만큼 치열하게 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6월10일 07시54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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