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우승컵…'김효주 시대' 열렸다

2 hours ago 1

< “또 우승했어요” > 김효주가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윌윈드GC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 “또 우승했어요” > 김효주가 3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윌윈드GC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포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압도적인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에 있었다. 1997년 첫 메이저 대회 우승 당시 깡마른 체격이던 그는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완성한 뒤 4대 메이저 대회를 연속 제패(2000~2001년)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김효주도 성공적인 ‘벌크업’을 앞세워 우즈의 길을 걷고 있다. 겨우내 턱걸이와 스쾃, 레그프레스 등으로 힘을 기른 그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다. 지난주 포티넷 파운더스컵에 이어 30일(한국시간) 끝난 포드 챔피언십(우승상금 33만7500달러, 총상금 225만달러)까지 제패하며 통산 9승 고지를 밟았다. 작년 우승자인 김효주는 생애 첫 타이틀 방어와 2주 연속 우승, 시즌 다승을 일궈내며 본격적인 ‘김효주 전성시대’를 선언했다.

◇ 위기 때마다 빛난 강철 멘털

김효주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윌윈드G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28언더파 260타를 적어낸 그는 자신을 끈질기게 추격한 넬리 코다(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한화로 약 5억1000만원. 이번 우승으로 생애 첫 기록들을 쏟아낸 그는 “이런 날도 온다”고 스스로도 놀라워하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다시 우승했다는 사실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경기 양상은 일주일 전과 비슷했다. 앞선 1, 3라운드에서 ‘징검다리 11언더파’를 몰아치며 LPGA투어 사상 54홀 최소타 신기록(25언더파 191타)을 세운 김효주는 코다에게 4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직전 대회처럼 코다와 사실상 1 대 1 매치플레이 양상으로 우승 경쟁을 펼쳤다.

2번홀(파5) 이글을 낚은 코다가 초반 기세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김효주가 4번홀(파4) 칩인 버디와 5번홀(파4) 12m 장거리 버디 퍼트로 맞불을 놨다. 위기에서 강인한 멘털이 빛났다. 8번홀(파4)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해 2타 차까지 쫓겼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10번홀(파3) 티샷을 핀 30cm에 완벽하게 붙여 버디를 잡아냈고, 이를 지켜본 코다는 오히려 9번(파4), 10번홀 연속 보기로 무너졌다.

강철 멘털과 컴퓨터 샷, 정교한 쇼트게임을 앞세운 김효주를 막을 자는 없었다. 이날 김효주는 페어웨이 적중률 92.8%, 그린 적중률 83.3%의 날카로운 샷으로 코다를 압도했다. 최근 2연속 김효주에게 우승컵을 내준 코다는 경기 후 “김효주의 경기력은 놀라울 정도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 벌크업 효과로 ‘제2의 전성기’

2015년 LPGA투어 데뷔 당시 김효주의 체격은 지금보다 훨씬 왜소했다. 하지만 정교한 샷만으로는 치열한 투어에서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해 매년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를 높여 근력을 키웠다. 어느덧 서른하나가 된 김효주는 올해를 앞두고 체력의 중요성을 더욱 뼈저리게 체감했다고 한다.

올 시즌 맞이한 ‘제2의 전성기’ 역시 혹독한 체력 훈련의 결과물이다. 그는 지난겨울 미국 하와이에서 선종협 팀 글로리어스 대표와 3주간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선 대표는 “최대 240㎏의 레그프레스를 밀어내고, 못 하던 턱걸이를 3개씩 거뜬히 해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241.8m로, 작년(226.2m)보다 15m 이상 훌쩍 늘었다.

단순히 힘만 기른 것은 아니다. 통상 근육량이 늘어나면 유연성이 떨어지지만, 김효주는 스트레칭과 요가를 병행하며 스윙의 일관성을 유지했다. 비거리를 늘리면서도 정교한 샷(평균 페어웨이 적중률 83.3%, 그린 적중률 76%)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다.

김효주의 맹활약으로 한국 여자골프가 다시 한번 부흥기를 맞았다. 9일 이미향(블루베이 LPGA)을 시작으로 한국 선수가 LPGA투어 3주 연속 우승을 합작하면서다. 2019년 2월과 3월 양희영(혼다 LPGA 타일랜드), 박성현(HSG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고진영(파운더스컵)이 우승한 이후 7년 만의 쾌거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