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앤서니 김(미국)이 16년 만의 우승으로 ‘인생 역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세계랭킹이 무려 644계단 상승한 203위로 뛰어올랐고, LIV골프의 새로운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호주에서 열린 LIV 골프 애들레이드에서 앤서니 김은 욘 람(스페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등을 제치고 최종합계 22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2012년 부상과 약물 중독 문제로 필드를 떠난 지 14년 만에 일궈낸 기적이다.
1985년생인 앤서니 김은 2000년 후반 화려한 플레이로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이을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지만 2012년 부상 이후 골프계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는 지난해 “20년간 거의 매일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아내와 딸을 만나 새 삶을 찾은 그는 2024년 LIV골프의 ‘와일드 카드’로 돌아왔다. 내내 최하위를 전전해 시드를 잃었지만 올 초 LIV 프로모션을 통해 출전권을 따냈고, 시즌 두번째 대회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파란을 일으켰다. 그는 “내 딸에게 아버지가 실패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줘서 기쁘다. 딸에게 실패해도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의 우승에 우즈도 찬사를 보냈다. 우즈는 18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기자회견에서 “그는 원하는 대로 샷을 할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며 “골프계를 떠났다가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우승까지 했고, 가족에게 헌신적인 모습을 보니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앤서니 김은 자신을 무대로 불러내준 LIV골프에도 최고의 서사로 보답했다. 올해 브룩스 켑카(미국) 등 간판스타의 이탈로 위기를 맞은 LIV 골프는 ‘AK신드롬의 현장’이라는 흥행 동력을 얻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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